책찌개/책속의 문장

[책속의 문장] 우리가 봄을 향유하는 것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일이다

글로밥상 2020. 11. 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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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봄은 이곳 런던 N1 지구에도 찾아왔고, 우리가 봄을 향유하는 것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새삼 흐뭇한 일이다. 나는 두꺼비들이 짝짓기를 하거나 토끼 두 마리가 덜 여문 옥수수를 두고 권투시합을 벌이는 광경을 보고 서 있으면서 할 수만 있다면 그런 나의 즐거움을 막고자 할 중요한 사람들 생각을 얼마나 많이 해보았던가.

 

하지만 그들은 그럴 수가 없다. 우리가 딱히 아프거나, 배고프거나, 공포에 떨고 있거나, 감옥 또는 행락지에 갇혀 있지 않는 한, 봄은 여전히 봄인 것이다. 공장엔 원자탄이 쌓여가고, 도시엔 경찰이 어슬렁 거리고, 확성기엔 거짓말이 넘쳐 흐른다 해도, 지구는 여전히 태양 주변을 돌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이 아무리 못마땅한들, 독재자도 관료도 그것을 막을 순 없다.

 

-두꺼비 단상 , 조지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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