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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코로나19 재앙 속 대두된 피의 가치…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글로밥상 2020. 11. 1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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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의 추억… 인류에 ‘피’는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것

-대재앙 속 피의 부재는 곧 죽음… ‘헌혈의 중요성‘ 더욱 커져 

-신천지 3차례 ‘단체 혈장 공여’, 모든 차이 넘어 ‘인도주의’로 나아가야… 

 

 [글로밥상=글로 나아가는 이] 매주 ‘헌혈의 집’에서 날라오는 문자 한통. 한번이라도 헌혈을 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받아봤을 내용이다.  

“전혈로 헌혈의 사랑을 선물하세요. 영화관람권 2매 증정”

“한 생명의 희망, 바로 당신입니다. 선물 2개 증정” 

“코로나로 혈액부족, 0형 긴급현혈 요망”

 

▲헌혈의 추억… 인류에 ‘피’는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것

 

학창시절 때부터 꾸준히 해왔던 헌혈. 보통 ‘헌혈’하면 우리는 주로 빨간 십자가 모양, 헌혈의집, 초코파이, 오렌지 음료, 영화관람권, 큰 바늘 등을 떠올린다. 내 피가 누군가에게 전달돼 그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막연한 뿌듯함, 헌혈을 통해 받는 일종의 사례. 헌혈의 추억은 우리에게 그렇게 남아있다. 

 

하지만 사실 인간에게 피의 의미는 훨씬 더 깊다. 피는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생명의 필수요소다. 몸에 피가 조금만 부족해도 목숨에 위협을 받는다. 또한 우리가 매순간 마시는 산소도 결국은 혈액속에 포함돼 모든 신진대사를 주관해 몸을 움직여간다. 

 

전 세계에 혈액을 수급하는 단체로 알려진 적십자사는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혈액은 아직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거나, 대체할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생명을 사고 팔 수 없다는 인류 공통의 윤리에 기반해, 세계 각국은 혈액의 상업적 유통을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며 피에 대한 단체의 윤리강령을 명시하고 있다. 

 

 

사진=적혈구

그렇다. 피는 결코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각종 단체 헌혈이 취소되고, 개인 헌혈량이 감소하면서 혈액 부족이 큰 문제로 떠올랐다. 대재앙 속 생명을 이어갈 피가 더욱 간절해진 것이다.

   

지난 7월 국회에서는 다회 헌혈자에 대한 헌혈포장 및 헌혈 명문가를 선정해 공공시설 이용료 감면 등 다양한 지원을 하는 개정안이 상정되기도 했다.

 

▲대재앙 속 피의 부재는 곧 재앙… ‘헌혈의 중요성‘ 더욱 커져 

 

코로나19 사태 후 헌혈에 대한 인식은 달라지고 피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YTN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헌혈의 집'도 직격탄을 맞았다. 적정혈액보유량은 일평균 5일분 이상이지만 코로나19로 혈액 보유량은 한때 최저 2.6일분을 기록하며 '주의' 수준까지 떨어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로 헌혈자가 감소해 혈액보유량이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국민 헌혈 독려에 나서기도 했다. 기자 또한 지난 몇 달간 같은 문자를 몇 번이나 받았다. 

 

사진='KBS뉴스' 캡처

피가 부족하면 일단 병상에서의 수술 시 수혈이 부족해진다. 수혈을 받지 못한 이는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다. 결국 재난과 고통에 있는 모든 이에게 필요한 마지막 보루가 바로 수혈이 되는 셈이다.

 

또한 헌혈의 집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헌혈은 10, 20대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헌혈 시 제공받는 사은품 효과 때문이다. 30대 이상의 연령대에게는 사은품이 그만큼 크게 느껴지지 않고, 헌혈 시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을 우려해 굳이 헌혈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헌혈을 단순히 사은품을 받기 위한 행위라기 보다, 타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가치 있는 행위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천지 교회 3차례 ‘단체 혈장 공여’, 모든 차이 넘어 ‘인도주의’로 치료제 만들어가야… 

 

초기 코로나19 집담감염으로 세간에 관심을 받았던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은 지난 몇 달간의 병마를 끝내고 ‘단체 혈장 공여’ 의사를 밝혔다. 이 교회는 그동안 여러 소문과 종교적 갈등 속에 고초를 겪어왔다. 게다가 교단의 수장인 이만희 총회장과 그 지도부가 방역을 위한 조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방역당국의 간절한 요청에 응했다. 오는 16일부터 약 4000명의 신도가 3번째 단체 혈장 공여를 하겠다고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그 의도가 어떠했든, 그 동안 있었던 비난과 질타의 목소리를 넘어 용기를 낸 것은 충분히 박수를 쳐 줄만한 일이다. 

 

사진=16일 대구 수성구 육상진흥센터에서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이 단체 혈장 공여를 하고 있다
사진=혈액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의료진의 모습

피는 국적 인종, 종교, 가치관 등 모든 차이를 넘어 생명이라면 누구나 받은 선물이고, 또한 자연이 준 가장 소중한 가치다. 아직 인간이 만들어내지 못했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나눠 줄 수 밖에 없다. 서로 돕지 않으면 여러 생명이 위험한 재앙의 시대에 생존을 위해선, 이제 모든 걸 넘어서 인도주의적 자세로 생명의 피를 나눠야 하지 않을까.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독자분들도 이번 기회에 피와 생명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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