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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시디오#1] 겨울 산책

글로밥상tv

by 글로밥상 2021. 1. 1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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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들

-글로 나아가는 이

 

인연은 결코 금방 지나가지 않는다.

고장난 전동차의 정차만큼이나 오래 애태운다.

길고 짧은 인연을 많이 만난 것이 문제였다.

비교할 대상이 있어 자꾸 비교를 했다.

그 중엔 매번 진심인 말도 있었다.

 

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외로움은 사람의 권리다.

외로움은 환절기 속에 잃어버린 온도다.

사람은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온도를 잃는다.

바람의 재채기가 점차 심해질 때

소리소문 없이 나를 떠나간 사람들

언젠간 당신들을 잃게 될 것이다.

인연이란 그런 거니까.

사랑해서 잊으려 한단 말, 참 맞는 말이다.

나도, 당신 없이 살 줄 알아야 하니까.

 

사람을 지우려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사람이 아니라 자연에게 집중하고 싶어서.

그런데 막상 가면 떠오르는 건 사실이다.

꽃과 나무가 말을 걸어온다.

보고 싶지 않느냐고. 청아한 공기가 나를 반긴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 뱉는다.

그 사람 생각이 불쑥 나갔다 들어온다.

생각이란 무서운 거다.

이렇게나 잦고 무거우니까.

 

마치 그 삶이 내 목숨인 것처럼.

추억이 목을 휘어 감는다.

말과 숨에 당신이 살고 있다.

평소엔 아무렇지 않게

씹어 넘겼던 밥알을 꼭꼭 씹어본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소리, 밥은 살아있다.

그래, 나도 살아있다.

언제부터 당신은 내 말과 숨 언저리에 살았을까.

창밖엔 평온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옆자리의 남녀가 마주보고 밥을 먹는다.

나와 동년배다. 그 모습이 예쁘다.

두 사람이 앉아 밥을 먹는 이유는

함께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서가 아닐까.

서로를 눈빛으로, 체온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그 사람이 오래오래 잘 살았으면 좋겠다.

밥도 꼬박꼬박 챙겨먹고

꾀나 매력적인 사람과 함께 웃으며

때론 파스타 같이 좋아하는 음식도 즐겨먹기를

 

당신과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은

분명 당신을 좋아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렇게 사랑 받기에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이다.

 

▶BGM 출처

김재영, HAVE NOTHING - 공유마당, CC BY

link: https://gongu.copyright.or.kr/gong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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