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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 나그네. 핸드폰을 버리고 떠난 사람

글한상/수필한상

by 글로밥상 2021. 1. 2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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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밥상=글로 나아가는 이] 

나그네처럼 지내는 습관이 생겼다. 보이는 것에, 화려한 것에 집착하지 않고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가는 일. 내가 사는 이 세상이 마치 전부인 양 핏대를 세우지 않는다. 그 순간 그 자리를 뜨면 그곳에서 있었던 일들은 모두 잊는다. 흔적을 지운다. 사람들은 지나치게 삶이 아닌 것들에 매료된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문화가 급속도로 번지며 우리의 뇌는 틈과 여유를 읽었다. 정신착란과 호흡곤란을 겪는다. 반응에 집착하며, 아무런 이유 없이 손을 바삐 움직인다. 21세기가 지나고 다음세기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소수의 자본가들이 인간을 통제하기는 더욱 쉬워질 것이다. 스마트폰 하나 쥐어주고 감옥에 넣으면 된다. 처음에 밥을 달라고 짖어대겠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 것이다. 자동배급 시스템으로 밥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식단에는 채소와 섬유질을 줄이고 점차 육류를 늘여나간다. 그러면 그들은 더 크고 단 육류를 원하게 된다. 그러면서 죽음에 가까워진다. 거친 변으로 항문은 찢어지고 혈당수치는 계속 오른다. 이를 막을 방법은? 적어도 '모르는 자'에겐 없다. 만약 수감된 그가 죽음마저 불사한 나그네라면 또 얘기가 달리질 지 모르나, 그런 나그네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담, 나는 그런 나그네인가? 아니, 아니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촐처도 모르는 단어가 인류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여러 방면에서 기준을 세워야겠지만, 지금의 사회에서는 이미 모든 기준을 넘어섰다. 초고속 인터넷, 초고속 만남, 초고속 연애, 초고속 감성, 초고속 행복, 초고속 섹스가 모든 인간을 매도했다. 초고속 섹스를 즐기지 못하는 이들에게 디지털 세계서 즐기는 자위는 최고의 놀이가 됐다. 

 

인간은 돼지보다 순수하지 못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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