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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여행, 그 아름다운 것들에 대하여

글한상/수필한상

by 글로밥상 2020. 11. 2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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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9, 유럽에서 한달 살아보기

[글로밥상=김동월 작가] 빌딩이 하나도 없는 이 마을에는 각자 2~3~4층의 단독 기와집이나 벽돌집으로 거의 만들어져 있다.

각 집마다 3~40년 많게는 100년도 훨씬 뛰어 넘을 역사가 족히 되어 보이는 오래된 집들이 비슷한 형태로 이어져 있다.

 

(사진=김동월 작가) 

붉은 벽돌은 이끼가 자연스럽게 초록빛을 띠고 어우러져 담쟁이 덩굴의 우아함을 더해준다.


수백년이 넘은 시청,우체국 그외 건물들도 내가 아는 형식의 건물이 아닌 붉은 벽돌과 단단한 돌집으로 지어져 있다.

 

내가 있는 아들의 집만해도 작은 규모의 집인데도 불구하고 6개의 큰 창문과 7개의 문을 가지고 있다. 3개의 문을 거쳐서야 개인의 집으로 들어온다. 또한 각 창문에는 예쁜 비밀이 있다. 고정되어서 미닫이로 열기만 하고 유리창 너머 만 바라보는 우

리내 창문과는 달리 큰 창문을 활짝 열어서 맑고 밝은 햇살을 집안 가득히 들일 수 있는 독일의 창문 이야기이다.

 

사진=김동월 작가

이 창문에는 여러 장치가 있다. 유리는 이중으로 되어 있어서 보온이나 보냉에 유리하다. 사면 창문틀에는 복잡한 장치가 되어 있어서 아귀가 딱 맞게 조절해주고 있으며 또한 다양한 기능들이 있다.

 

손잡이가 한 일자 즉 가로로 놓여 있을 때는 문을 열때 돌리는 방향이다. 닫혀 있을 때 보통은 1자로 세워져 있다. 여닫이 문으로 활짝 열었을 때의 시원함이란 바깥과 안이 하나로 연결된 듯 시원한 바람이 몰려 들어왔다. 특별한 기능으로 위만 살짝 열리는 환기 기능도 있다. 문 하나로도 다양한 안식의 기능을 겸비한 것이 사람에게 참 좋은 기능으로 유용하게 느껴진다. 한국에 돌아갈 때 가지고 갈 수 있다면 이 창문을 떼어 가고 싶다.

 

봄과 가을이 겨울과 여름을 연결하는 정도로 짧은 사이에 지나버리는 계절의 변화를 느낄 사이도 없이 지나버리듯, 유럽의 가을은 더 짧게 지나가는 듯하다. 아침 저녁은 춥기까지 한 기온의 차이를 보여서 해가 반짝 나는 날은 더 밝게 느껴질 정도로 많지 않았다.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사이에 맑은 하늘이 더 좋고 귀하게 느껴진다.

 

어릴 때 햇살이 좋은 날에는 이불을 몽땅 빨아 널고는 흐뭇해 하시던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금은 단순히 세탁만 하는 이불 빨래도 날 잡아서야 빨아 너는 게으른 아줌마의 본성(?)을 버리고 일찌감치 이불을 벗기고 빨아 널었다. 예전의 종소리나는 고실거림 까지는 아니더라도 잠시 해맑던 엄마의 맑은 얼굴을 떠 올리며 햇살을 만끽한다.

 

맑은 공기 한껏 부풀리며 몰아쉬고 하늘을 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가을 하늘이다.

일찍 물들어 준 단풍이 해초롬히 나의 설렘에 동조한다.

 

햇살 만끽하는 이 조용한 가을 아침이 심히 아름답다. 커피향에 묻혀서 아사삭~바람소리까지 음악처럼 들려 준다. 언제 들어 보았던가?


귓가를 간지럽히는 소리와 느낌의 중간 어디쯤 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듯한 이 소리!

아! 아름다운 가을아! 이 가을의 정서가 창문 가득 들어와 잠시 볼 빨간 소녀되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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