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 바둑천재 '이세돌'을 이겨
크게 화제가 됐었다.
많은 언론과 대중은 경악하며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예견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 소식을 들으며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과 기계는
극복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삶의 전반을 바꾸어 놓았지만
인간의 감성의 고유함을 믿는 필자는
아무리 기계가 발달해도 결코
인간과 똑같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컴퓨터에 부여된 기억의 목적은
어떤 대상을 있는 그대로 저장하고 복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사고 목적은 '그 대상을 이해하는 것'이며
그 이해한 바를 담는 것이 바로 기억이다.
그러니 인간이 무언가를 기억해낸다는 것은 있었던 무언가가 아닌
있었던 무언가에 대한 '나의 이해'를 끄집어내는 것이다.
지혜의 심리학 中, 김경일 인지심리학박사
그리고 이 점을 좀 더 이해하자면
김경일 박사의 말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컴퓨터(기계)는 인간의 생활을 위해 개발된
하나의 도구이고
그 혜택을 누리는 건 결국 인간이라는 점이다.
애초 둘의 목적 자체가 다르다.
어떤 대상을 이해한다는 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점을 알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부분을 넘어
그 대상의 존재 이유와
지금 왜 그렇게 됐는지까지
생각하고 느껴보는 일이다.
그리고 느끼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일이다.
어떤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마음까지 가는 길이라고.
인간은 단순히 연산하고 저장하는 계산기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이해하고
평가하는 일종의 편집자라는 점이다.
(중략)
이는 잘못되거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인간의 지적체계와 그 작동원리가 지니는 특징이자 본질이다.
지혜의 심리학 中, 김경일 인지심리학박사
인간의 사고는 굉장히 복잡하다.
단순히 머리로만 모든 걸 처리하지도 않을 뿐더러
때로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을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합리성의 기준 또한 모호하지만 말이다.
요즘 우리는 지나치게
'데이터'를 신봉하는 경향이 있다.
데이터는
과정의 오류를 줄이고
결과를 예측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데
도움을 준다.
데이터가
인간의 사고와 행동원리를
분석할 순 있어도
인간이 '왜' 존재하는지,
왜 태어나서, 늙고, 아파서, 죽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
그리고 한 가지
가장 의문이 드는 점은
데이터는 점점 풍부해짐에도
우리가 원하는 '행복'은
왜 점점 멀어져만 가는지이다.
언젠가
더욱 기술이 발달해
데이터가 그 이유를 알려줄 수 있는
때가 온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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