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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공간은 크기가 아니라 추억으로 기억된다

글비빔밥/그 외 소식

by 글로밥상 2021. 10. 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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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내의 아파트 값이 평균 12억원을 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저 아파트들은

얼마나 대단한 공간이길래

저렇게 비싼 가격에 팔리는 걸까"

물론 아파트의 시세는 부동산 시장 원리에 따른 결과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짧은 기간에

급속히 치솟은 물가 속에는

공간에 대한 '순수한 욕구'보다

'재물에 대한 욕망'이 크게 자리잡은 듯하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공간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어떠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공간에 대한 집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있다.

우리 삶의 필수요소인

의-식-주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존재는

바로 주거, 집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색깔의 공간은

우리의 기억 속에 다르게 저장된다.

우리는 기억 속에 변화가 없는 집에 살기 때문에 더 TV를 바라보는 것이다.

적어도 TV 속에는 드라마 속에서 이벤트가 일어나고

장면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중략)

예를 들어 방과 후에 공원에 가서 수건돌리기를 하는 학급이 있고,

단체로 같은 방향으로

앉아서 스크린만 바라보며

영화 관람을 하는 학급이 있다고 치자.

두 학급 중에서 어느 반이 더욱 친구 간의 우정이 돈독해질까?

당연히 수건돌리기라고 생각한다. 극장처럼 한 방향을 바라보는 공간에서는 사람들끼리의 다채로운 교제가 이루어지기 힘들다.

하지만 정방형의 공간은 다양한 방향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사람 간의 교류가 다양해진다.

이처럼 정방형의 마당이

담을 수 있고 만들어낼 수 있는

관계성은 다양하다. 공간은 실질적인 물리량이라기 보다는 결국 기억이다.

우리가 몇 년을 살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시간 속에서

어떠한 추억을 만들어 냈느냐가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다양하게 기억되는 공간은

우리의 머릿속에서 이벤트 별로 각기 다른 공간으로

각기 다른 기억의 서랍들 속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서 우리의 머릿속에는 실제 크기보다 더 크게 인식된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中


우리는 어떤 공간을 기억하는가

공기가 서늘해지는 가을이면,

어릴적 방문했던 할아버지댁의

대청마루를 떠올린다.

옹기종기 큰방에 누워 잠들었다가

참새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곤 했다.

그리곤 고구마전을 붙이며 수다를 떠는

큰어머니, 어머니의 목소리가 있는

부엌으로 가서 기지개를 폈다.

집앞 마당에 비췬 노오란 햇살과

단상에 말려진 고추들

그리고 아궁이에서 피어오르는 새하얀 연기까지.

지금까지도 이 장면들을 기억하고 있는 건

할아버지댁이 넓어서도

특별히 비싼 집이어서가 아니다.

다만 그곳엔 어리고 순수했던 시절

가족들과 둘러 앉아 나눴던

허물 없는 시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유현준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 모두의 공간을 보는 시각이 바뀌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단순히 이익을 내기 위한 수단

사무적인 일을 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함께 추억을 공유하고

재밌고 소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말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읽으러가기

https://coupa.ng/b9zPQX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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